1. 기대를 안고 찾아간 양천구 파리공원의 아우라
지난번 신정네거리역 분수광장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날 곧장 양천구의 명물인 파리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이번 '비체나라 페스티벌'의 메인 행사장인 만큼 입구부터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공원 곳곳을 수놓은 화려한 네온사인과 조형물들은 서울의 밤하늘을 수놓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했습니다.
2. 방문 전 꼭 확인하세요! 축제 상세 정보
방문 계획이 있으신 분들을 위해 구청 공식 자료를 바탕으로 정보를 정리했습니다.
축제 기간: 2025년 11월 28일 ~ 2026년 2월 1일
점등 시간: 매일 오후 5시 30분경 (일몰 후 자동 점등)
소등 시간: 평일 밤 10시 / 주말 및 공휴일 밤 11시
장소: 양천구 목동 파리공원 및 해누리분수광장 일대
관람료: 무료 (산책하듯 편하게 방문하시면 됩니다.)
주차 안내: 파리공원 옆 공영주차장이 있지만, 축제 기간에는 매우 혼잡합니다. 가급적 대중교통(5호선 오목교역 또는 버스)을 이용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관람 소요 시간: 공원 전체를 천천히 한 바퀴 도는 데 약 30분~40분 정도 소요됩니다.
준비물: "바람이 매우 강하니 핫팩, 목도리, 장갑은 필수입니다. 공원 내에 온기를 피할 실내 공간이 마땅치 않으니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욱 단단히 준비하세요."
3. 붉은 말의 해, 작품을 대하는 씁쓸한 시민 의식
올해는 2026년 붉은 말의 해입니다. 공원 중앙에는 이를 상징하는 붉은 어미 말과 새끼 말의 형상이 실제 말 크기로 제작되어 위풍당당하게 서 있었습니다. 네온사인으로 덮인 말의 형체는 역동적이고 아름다웠지만, 그 아래 적힌 '올라타지 마세요'라는 문구는 보는 이의 마음을 씁쓸하게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조형물 위에 올라타 사진을 찍으려는 분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예술 작품을 감상의 대상이 아닌 그저 놀이기구로 여기는 일부 관람객들의 모습에서, 성숙한 시민 의식의 부재를 절감하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4. 손이 떨어져 나갈 듯한 추위, 축제에 '온기'가 없다
이날 날씨는 정말 무서웠습니다.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 한 장 남기는 것조차 고통스러울 정도로 손끝이 아린 매서운 추위였지요. 보통 축제라면 이런 혹한 속에서도 몸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차 한 잔, 혹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먹거리가 있어야 제맛입니다.
하지만 파리공원 현장은 움직임 없이 고요하고 냉랭한 분위기였습니다. 퇴근 후 배고픔을 견디며 축제를 즐기러 온 시민들은 붕어빵 하나, 따뜻한 어묵 국물 한 컵조차 찾을 수 없어 더 큰 추위를 체감해야 했습니다. 화려한 불빛만 켜놓는다고 해서 사람들의 마음까지 환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축제 기획 단계에서 관람객의 기본적인 편의조차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은 행정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5. 공무원 중심의 행정? 멈춰버린 로봇 배달 서비스
공원을 둘러보다 발견한 '양천누리온 로봇 배달 시범 서비스' 안내판은 더욱 큰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로봇이 음식을 배달해 주는 혁신적인 서비스지만, 운영 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빛 축제의 주인공은 밤에 방문하는 시민들입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가족, 연인과 함께 밤공기를 마시러 온 시민들은 정작 이 흥미로운 로봇 서비스를 체험해 볼 기회조차 없었습니다. 모든 시스템이 실제 이용자가 아닌, 행정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퇴근 시간에 맞춰진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 아닐까요?
6.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진짜 축제'를 꿈꾸며
파리공원은 넓고 훌륭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축제 기간만이라도 지역 소상공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간이 부스를 마련했다면 어땠을까요? 추위에 떠는 관람객에게는 온기를 전하고, 얼어붙은 지역 경제에는 활력을 불어넣는 진정한 '상생의 장'이 될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형식적인 프로그램의 나열이 아니라, 찾아오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세심한 배려가 담긴 축제였다면 이 매서운 겨울 추위도 조금은 다르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7. 맺음말: 빛보다 소중한 사람의 온기 파리공원의 야경은 분명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배고프고 추운 상태에서 마주한 빛은 그저 차가운 전기 신호로 느껴질 뿐이었습니다. 다음 축제에서는 화려한 조명만큼이나 방문객을 향한 따뜻한 배려와 먹거리, 그리고 시민의 눈높이에 맞춘 세심한 행정 서비스가 깃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양천구의 잠재력은 충분합니다. 다만 그 잠재력을 꽃피우는 것은 화려한 네온사인이 아니라,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일 것입니다.
글을 마치면서 저의 작은 바람을 전해봅니다. 앞으로의 양천구 빛의 축제는 단순히 눈을 즐겁게 하는 이벤트를 넘어, 사람들의 마음속 빛을 더욱 따뜻하고 환하게 비춰주는 '추억의 소환'으로 이끌어내는 그런 진정한 축제가 되길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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