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가 없던 시절에는 문을 어떻게 열었을까?



문을 열 때 우리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문고리부터 잡는다.

둥근 손잡이라면 돌리고, 레버형 손잡이라면 아래로 내린 뒤 문을 밀거나 당긴다. 문고리는 문을 움직이는 손잡이인 동시에 닫힌 문을 풀어주는 장치 역할도 한다.

하지만 문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지금과 같은 문고리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사실 문을 여는 데 문고리가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니다. 문짝에 손을 대고 그대로 밀면 문은 열린다. 잡아당겨야 한다면 손을 걸 수 있는 부분만 있어도 된다.

문고리가 필요해진 이유를 이해하려면 ‘문을 움직이는 일’과 ‘문을 닫힌 상태로 유지하는 일’을 나누어 볼 필요가 있다.

초기의 문에서는 이 두 기능을 지금처럼 하나의 손잡이가 함께 담당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문짝을 직접 밀어도 열 수 있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회전식 문은 한쪽을 축이나 경첩으로 고정하고 반대쪽을 움직이는 구조다.

따라서 문이 잠겨 있지 않다면 문짝을 손으로 밀기만 해도 열 수 있다.

문고리가 없어도 문 자체의 작동에는 문제가 없는 셈이다.

특히 문을 한쪽 방향으로 밀어서 여는 경우라면 별도의 손잡이가 없어도 비교적 쉽게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반대 방향으로 문을 당겨야 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평평한 문짝에는 손가락을 걸 곳이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문에 잡을 부분을 만드는 것이다.

나무나 금속으로 돌출된 부분을 만들 수도 있고 고리 형태의 부품을 달아 손으로 잡아당길 수도 있다.

여기에서 문손잡이의 기본적인 역할이 나타난다.

복잡한 장치가 없어도 사람이 문에 힘을 전달하기 좋은 부분을 마련하면 문을 훨씬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

단순한 고리도 훌륭한 문손잡이가 될 수 있었다

오늘날 ‘문고리’라는 말을 들으면 둥근 손잡이나 레버형 손잡이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문에 달린 손잡이가 반드시 이런 형태일 필요는 없다.

문짝에 금속 고리를 달아두면 손가락을 넣어 문을 당길 수 있다. 단순한 막대 모양의 손잡이를 부착하는 방법도 있다.

이런 손잡이는 문을 여는 기능만 놓고 보면 충분히 실용적이다.

고리형 손잡이에는 또 다른 기능을 더할 수도 있었다.

문을 두드릴 때 사용하는 장식적인 문고리, 즉 도어 노커처럼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방문자가 고리를 들어 문에 부딪치면 안쪽 사람에게 인기척을 알릴 수 있다.

하나의 부품이 문을 잡는 손잡이이면서 방문을 알리는 도구 역할을 하는 셈이다.

다만 이런 단순한 손잡이에는 오늘날 문고리와 다른 점이 있다.

손잡이를 잡았다고 해서 문을 고정하고 있는 장치가 자동으로 풀리는 것은 아니다.

문을 움직이는 손잡이와 문을 닫아두는 장치가 서로 따로 존재할 수 있었다.

문을 닫아두는 일은 빗장과 걸쇠가 담당했다

문은 단순히 열기만 하면 되는 도구가 아니다.

닫았을 때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바람에 문이 저절로 열리거나 동물이 밀고 들어온다면 출입구를 가리는 기능이 떨어진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다양한 형태의 빗장과 걸쇠가 사용됐다.

가장 이해하기 쉬운 것은 막대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문을 닫은 뒤 문짝이나 문틀에 가로막대를 걸어두면 문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열 때는 먼저 막대를 치운 뒤 문을 밀거나 당기면 된다.

조금 더 작은 문에서는 걸쇠를 사용할 수도 있다.

걸쇠가 문틀의 고정 부분에 걸리면 문이 닫힌 상태를 유지하고, 사람이 직접 걸쇠를 움직이면 다시 문을 열 수 있다.

이 방식에서는 동작이 두 단계로 나뉜다.

먼저 걸쇠나 빗장을 풀고 그다음 손잡이를 잡거나 문짝을 밀어 문을 연다.

현대의 문고리가 익숙한 사람에게는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매우 단순한 방법이다.

손잡이와 걸쇠가 연결되면서 문 여는 동작이 간단해졌다

현대적인 문고리의 중요한 특징은 단순히 잡을 곳을 제공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손잡이를 돌리거나 레버를 내리면 문 가장자리에서 튀어나와 있던 래치가 안쪽으로 들어간다.

래치가 문틀에서 빠지면 문을 열 수 있다.

사람은 손잡이를 조작하고 그대로 밀거나 당기면 된다.

예전처럼 걸쇠를 따로 움직인 뒤 다시 문을 잡을 필요가 없다.

두 동작이 하나의 장치로 연결된 것이다.

이 변화는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문을 자주 여닫는 생활에서는 상당히 편리하다.

특히 방이 여러 개로 나뉘고 실내문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간단한 조작으로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구조가 유용하다.

둥근 손잡이뿐 아니라 오늘날 널리 사용되는 레버형 손잡이도 같은 목적을 가진다.

손으로 레버를 아래로 누르면 내부 장치가 움직이고 래치가 풀린다.

문고리는 단순한 ‘잡는 부분’에서 문의 고정장치를 조작하는 장치로 발전한 것이다.

문고리는 왜 경첩에서 먼 곳에 달려 있을까?

대부분의 문을 보면 경첩과 문고리가 서로 반대쪽에 있다.

여기에는 지난 글에서 살펴본 회전문의 원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문은 경첩을 중심으로 회전한다.

이때 회전축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힘을 가하는 것이 문을 움직이는 데 유리하다.

그래서 문손잡이를 경첩 바로 옆에 설치하기보다 반대쪽 가장자리에 설치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문고리의 위치는 잠금장치와도 잘 맞는다.

경첩 반대쪽의 문 가장자리에 래치가 들어가 문틀에 걸리도록 만들면 문을 닫힌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사람이 손잡이를 조작하면 바로 옆의 래치가 움직이고, 이어서 같은 손으로 문을 밀거나 당긴다.

경첩과 문고리, 래치는 각각 작은 부품이지만 함께 작동하면서 하나의 완성된 문을 만든다.

문고리는 ‘잡는 도구’에서 ‘문을 조작하는 장치’가 되었다

오늘날에는 문고리의 형태도 매우 다양하다.

둥글게 돌리는 손잡이가 있는가 하면 아래로 누르는 레버형 손잡이도 있다. 단순히 잡아당기는 데 사용하는 고정식 손잡이도 여전히 사용된다.

모든 문손잡이가 래치와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상점의 큰 유리문처럼 손잡이를 잡아 밀거나 당기는 방식도 있고, 미닫이문처럼 손가락을 걸 수 있도록 문짝 안쪽으로 홈을 만든 경우도 있다.

자동문에는 아예 사람이 잡는 문고리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차이를 보면 문고리의 형태는 결국 문이 움직이는 방식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고리가 없던 시대라고 해서 사람들이 문을 열 방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문짝을 직접 밀거나 손을 걸 수 있는 고리와 손잡이를 이용했고, 문을 닫아두기 위해서는 별도의 빗장이나 걸쇠를 풀었다.

이후 손잡이와 래치 같은 장치가 연결되면서 손잡이를 한 번 조작하는 것만으로 닫힌 문을 풀고 바로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우리가 매일 몇 번씩 사용하는 문고리에는 이렇게 여러 기능이 합쳐져 있다.

손이 문에 힘을 전달할 위치를 만들고, 닫힌 문을 고정하는 장치를 풀어주며, 경우에 따라서는 자물쇠와 연결되어 출입까지 통제한다.

그리고 여기서 문의 역사는 다시 한 단계 이어진다.

문을 닫힌 상태로 유지하는 것과 아무나 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단순한 빗장이 어떻게 자물쇠와 열쇠처럼 ‘특정한 사람만 열 수 있는 장치’로 발전했는지 살펴보면 문의 역사에서 잠금장치의 역사로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다.

FAQ

문고리가 없으면 문을 열 수 없나요?

그렇지 않다. 잠겨 있지 않은 여닫이문이라면 문짝을 직접 밀어서 열 수 있다. 문을 당겨야 할 경우에는 고리나 돌출된 손잡이처럼 손을 걸 수 있는 간단한 구조만 있어도 문을 움직일 수 있다.

옛날 문은 어떻게 닫힌 상태를 유지했나요?

시대와 지역, 문의 구조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사용됐다. 대표적으로 막대를 걸어 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빗장이나 문틀에 걸어 고정하는 걸쇠 같은 장치를 사용할 수 있었다. 이런 장치는 문을 움직이는 손잡이와 별개로 작동하기도 했다.

현대 문고리는 왜 돌리거나 눌러야 하나요?

많은 현대식 문손잡이는 문 가장자리의 래치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손잡이를 돌리거나 레버를 누르면 래치가 문틀에서 빠지고, 그 상태에서 문을 밀거나 당기면 열린다. 손잡이와 걸쇠의 기능을 하나의 동작으로 연결한 구조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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