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은 왜 위아래나 옆으로 움직이게 되었을까?

 



문은 경첩을 중심으로 앞뒤로 움직이는 형태가 익숙하다.

그런데 창문은 조금 다르다.

옆으로 밀어서 여는 창이 있는가 하면 아래쪽 창짝을 위로 올리는 창도 있다. 문처럼 경첩을 달아 바깥이나 안쪽으로 여는 창 역시 존재한다.

어차피 목적은 창을 여는 것인데 왜 이렇게 다양한 방식이 생겼을까?

여기에는 창문만의 조건이 있다.

창문은 벽에 설치되고 그 주변에는 가구나 커튼이 놓이기도 한다. 바깥쪽에는 좁은 골목이나 다른 건물이 있을 수도 있다. 게다가 유리가 사용되면서 창짝의 무게와 크기까지 고려해야 했다.

결국 창문의 움직임은 단순한 디자인 차이가 아니라 제한된 공간에서 창을 어떻게 편리하게 열고, 열린 상태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양해졌다.

경첩식 창은 문과 비슷한 원리로 움직였다

창을 움직이게 만드는 가장 이해하기 쉬운 방법은 문처럼 한쪽에 회전축을 만드는 것이다.

창짝의 한쪽을 경첩으로 창틀에 연결하면 반대쪽을 밀거나 당겨 열 수 있다.

이런 방식의 창은 오늘날에도 사용된다.

구조의 기본 원리는 여닫이문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쪽은 창틀에 고정되어 있고 경첩을 중심으로 창짝 전체가 회전한다.

장점도 분명하다.

창짝을 충분히 열면 비교적 넓은 개구부를 확보할 수 있어 바깥 공기를 받아들이기 좋다.

하지만 창짝이 회전하려면 움직일 공간이 필요하다.

안쪽으로 열리는 창이라면 창 앞에 놓인 물건이나 커튼이 방해가 될 수 있다. 바깥쪽으로 열리는 창 역시 건물 외부의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창이 커질수록 회전하는 범위도 커지고 유리가 들어간 무거운 창짝을 안정적으로 지지하는 문제도 중요해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창짝을 회전시키지 않고 창틀 안에서 움직이는 방법도 사용하게 됐다.

옆으로 미는 창은 앞뒤 공간을 차지하지 않았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방식 가운데 하나가 옆으로 미는 창이다.

창틀에 두 개 이상의 창짝을 설치하고 그중 하나를 좌우로 움직이면 창이 열린다.

이 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창짝이 앞이나 뒤로 튀어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창틀이 있는 평면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창을 열기 위한 별도의 회전 공간이 거의 필요하지 않는다.

공간이 제한된 곳에서는 상당히 유용한 특징이다.

창문 앞에 물건이 있더라도 창짝이 회전하는 경로만큼 넓은 공간을 비워둘 필요가 없다.

한국의 전통 건축에서도 옆으로 움직이는 미닫이 구조는 낯선 방식이 아니었다.

문과 창을 홈에 맞춰 옆으로 움직이는 구조가 사용됐고, 필요에 따라 여러 창짝을 겹치거나 이동시켜 공간을 열고 닫을 수 있었다.

현대의 미닫이 유리창은 재료와 창틀 구조가 크게 달라졌지만 ‘창짝을 틀을 따라 옆으로 움직인다’는 기본적인 생각은 이어진다.

다만 단점도 있다.

두 개의 창짝 가운데 하나를 다른 창짝 앞이나 뒤로 이동시키는 구조라면 창 전체를 한꺼번에 완전히 열기 어렵다.

창을 열었을 때 한쪽에는 이동한 창짝이 남기 때문이다.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대신 실제로 열리는 면적에는 제한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창도 같은 문제에서 출발했다

창짝을 옆으로 움직일 수 있다면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도 가능하다.

대표적인 것이 영국과 북미의 오래된 주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시창, 특히 오르내리창이다.

창틀 안에서 창짝이 수직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 방식 역시 창짝이 방 안이나 건물 밖으로 크게 회전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유리가 들어간 창짝은 무겁다.

무거운 창을 사람이 위로 올린 뒤 계속 손으로 받치고 있어야 한다면 실용적이지 않다. 손을 놓는 순간 창짝이 아래로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그래서 전통적인 새시창에서는 창틀 내부에 추와 줄 또는 체인 등을 이용한 균형장치를 두는 방식이 발전했다.

창짝과 균형추를 연결하면 사람이 창을 들어 올릴 때 느끼는 무게를 줄일 수 있고 원하는 위치에서 창을 사용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현대에는 스프링이나 다른 균형장치를 사용하는 제품도 있다.

단순히 ‘창을 위로 올린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무거운 창짝의 움직임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지까지 함께 해결해야 했던 것이다.

위아래로 열리는 창은 환기에도 활용할 수 있었다

오르내리창 가운데에는 아래쪽 창짝뿐 아니라 위쪽 창짝도 움직일 수 있는 형태가 있다.

이를 이용하면 창의 위쪽과 아래쪽을 각각 열 수 있다.

이 구조는 환기 측면에서도 흥미롭다.

실내의 따뜻한 공기는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위쪽에 열린 부분이 있으면 따뜻한 공기가 빠져나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다른 열린 부분을 통해 외부 공기가 들어오면서 공기의 흐름이 만들어질 수 있다.

물론 실제 자연환기는 실내외 온도 차이와 바람, 창의 위치, 건물 구조 등 여러 조건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위아래로 열리는 창 하나만으로 항상 일정한 환기가 이루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창문의 어느 부분을 열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단순한 고정식 유리창과 비교하면 중요한 변화였다.

창은 더 이상 ‘열려 있다’와 ‘닫혀 있다’ 두 상태만 갖는 구조가 아니게 된 것이다.

얼마나 열 것인지, 어느 부분을 열 것인지까지 사람이 조절할 수 있게 됐다.

유리가 커지고 무거워지면서 창틀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앞선 글에서 살펴봤듯이 판유리 생산 기술이 발전하면서 창에 더 크고 넓은 유리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유리가 커지면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

무게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유리는 단순히 벽에 붙여놓는 재료가 아니다. 열고 닫는 창이라면 유리와 창짝 전체가 반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따라서 창틀은 유리를 붙잡는 동시에 창짝이 정해진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안내해야 한다.

미닫이창에서는 창짝이 좌우로 이동할 수 있는 레일과 홈이 중요하고, 오르내리창에서는 수직으로 움직이는 창짝이 기울거나 빠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구조가 필요하다.

여닫이창에서는 경첩이 창짝의 무게를 지지하면서 반복되는 회전을 견뎌야 한다.

즉 유리가 발전했다고 해서 창문이 자동으로 편리해진 것은 아니다.

유리를 안정적으로 고정하고 사람이 쉽게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창틀과 각종 부품도 함께 발전해야 했다.

창문이 움직이는 방향은 집의 구조에 따라 달라졌다

그렇다면 여닫이창, 미닫이창, 오르내리창 가운데 어느 방식이 가장 좋은 것일까?

하나의 답은 없다.

건축 방식과 기후, 사용할 수 있는 공간과 원하는 환기 방식에 따라 적합한 구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닫이창은 창짝을 크게 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회전 공간이 필요하다.

미닫이창은 앞뒤 공간을 거의 차지하지 않지만 구조에 따라 창 전체를 완전히 개방하기 어렵다.

오르내리창 역시 앞뒤 공간을 적게 사용하면서 창을 열 수 있지만 창짝의 무게를 다루기 위한 장치와 구조가 중요하다.

지역별 건축 전통도 영향을 주었다.

어떤 지역에서는 한 방식이 오랫동안 익숙하게 사용됐고, 다른 지역에서는 다른 구조가 주택의 대표적인 창문 형태로 자리 잡았다.

결국 창문의 움직임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집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빛과 바람을 받아들이면서 창짝 자체를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여러 해결 방법이 만들어진 결과다.

창문은 단순한 구멍에서 ‘조절하는 장치’로 변했다

창문의 역사를 처음부터 다시 보면 변화의 방향이 선명해진다.

처음에는 벽에 개구부를 만들어 빛과 공기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열린 구멍으로는 비와 바람까지 들어왔다.

그래서 덧문이나 종이 같은 재료로 개구부를 가렸고, 유리가 사용되면서 창을 닫은 상태에서도 자연광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유리창이 널리 사용되면서 이번에는 창을 얼마나 편리하게 열고 닫을 것인지가 중요해졌다.

경첩을 이용해 회전시키기도 하고, 홈과 레일을 따라 옆으로 움직이기도 했다. 무거운 창짝을 위아래로 움직이기 위해 균형장치를 사용하는 방법도 발전했다.

이렇게 보면 창문이 위아래나 옆으로 움직이는 이유는 단순하다.

창짝을 열기 위해 반드시 앞뒤로 회전시킬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벽과 평행한 방향으로 움직이면 창 주변의 공간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었고, 건축환경에 따라 더 적합한 창을 만들 수 있었다.

문이 사람의 출입을 조절하는 장치라면 창문은 빛과 공기, 외부 환경을 조절하는 장치로 발전했다.

하지만 유리창을 닫았다고 해서 바깥의 추위와 더위를 완전히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유리는 빛을 통과시키는 데는 훌륭했지만 실내의 열이 빠져나가는 통로가 되기도 했다. 다음 글에서는 유리창을 왜 한 장이 아니라 두 장 이상 겹쳐 사용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보면, 창문의 움직임에서 단열을 위한 구조의 변화로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다.

FAQ

미닫이창은 왜 옆으로 움직이나요?

창짝을 벽과 평행한 방향으로 움직이면 여닫이창처럼 앞이나 뒤에 넓은 회전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제한된 공간에서 창을 여닫는 데 유용하다. 다만 구조에 따라 창짝이 서로 겹치기 때문에 전체 창 면적을 한꺼번에 열기 어려울 수 있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창은 무거운 유리를 어떻게 들어 올렸나요?

전통적인 새시창 가운데에는 창짝을 줄이나 체인으로 균형추와 연결하는 구조가 사용됐다. 균형추가 창짝의 무게를 상쇄하는 데 도움을 주어 사람이 비교적 쉽게 창을 올리고 내릴 수 있었다. 현대 제품에서는 스프링 등 다른 균형장치가 사용되기도 한다.

여닫이창과 미닫이창 중 어느 것이 먼저 만들어졌나요?

창의 형태는 지역과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발전했기 때문에 현대적인 두 종류를 놓고 단순하게 하나가 먼저라고 정리하기는 어렵다. 축이나 경첩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방식과 홈을 따라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방식 모두 오래된 건축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각 지역의 건축환경에 맞게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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