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이 없던 집은 빛과 바람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오늘날 집에서 창문은 너무 당연한 시설이다.

아침에는 커튼을 열어 햇빛을 들이고, 실내가 답답하면 창문을 열어 바깥 공기를 받아들인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추워지면 다시 창을 닫는다. 유리창 덕분에 창문을 닫아놓은 상태에서도 바깥을 보고 햇빛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처음 집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과 같은 유리창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초기의 집에서는 서로 충돌하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벽을 단단히 막으면 비와 바람을 피하기에는 좋지만 집 안이 어두워지고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다. 반대로 벽에 큰 구멍을 만들면 빛과 공기는 들어오지만 추위와 비바람까지 함께 들어온다.

창문의 역사는 결국 이 두 문제 사이에서 적절한 방법을 찾아온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가장 단순한 창문은 벽에 만든 ‘구멍’이었다

창문의 기본적인 기능부터 생각해 보면 반드시 유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벽이나 지붕에 작은 개구부를 만들기만 해도 바깥의 빛이 들어올 수 있고 공기가 오갈 수 있다.

즉 창문의 가장 단순한 출발점은 건물에 의도적으로 남겨둔 구멍이었다.

이런 개구부는 실내를 밝히는 역할뿐 아니라 연기와 공기의 이동에도 중요했다.

불을 사용하는 집에서는 문제가 더욱 분명해진다.

난방이나 조리를 위해 실내에서 불을 피우면 연기가 발생한다. 연기가 밖으로 빠져나갈 길이 없다면 실내에 계속 머물게 된다.

그래서 주거 형태에 따라 벽이나 지붕의 개구부를 통해 연기가 빠져나가도록 하는 방법이 사용됐다.

다만 구멍을 크게 만들수록 좋은 것은 아니었다.

추운 지역에서는 열린 부분이 커질수록 실내의 따뜻한 공기가 빠져나가기 쉽고 외부의 찬바람도 들어온다. 비와 눈을 막는 것도 어려워진다.

사람들은 결국 빛과 공기는 받아들이면서 외부 환경의 영향을 줄일 방법을 찾아야 했다.

창문이 작았던 데에도 이유가 있었다

오래된 건축물을 보면 현대 주택과 비교해 창이 작거나 개구부가 제한적인 경우를 볼 수 있다.

여기에는 건축 기술뿐 아니라 실내 환경을 유지하는 문제도 관련되어 있었다.

유리로 완전히 막을 수 없는 개구부라면 창이 열려 있는 동안 바깥 공기가 그대로 들어온다.

햇빛을 많이 받겠다고 벽에 큰 구멍을 만들면 그만큼 바람과 비, 추위의 영향을 받기도 쉬워진다.

벽 자체의 기능도 생각해야 한다.

벽은 지붕과 건물의 구조를 지탱하고 외부와 내부를 구분한다. 건축 방식에 따라 벽에 큰 개구부를 만드는 것이 구조적으로 쉽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필요한 만큼의 빛과 공기를 받아들이면서도 집을 보호할 수 있도록 개구부의 크기와 위치를 조절해야 했다.

오늘날처럼 벽 한쪽을 넓은 유리창으로 만드는 건축은 투명한 재료와 창틀, 건축 구조 기술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방식이다.

창문이 작았던 집을 단순히 불편한 옛날집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당시 이용할 수 있는 재료와 기후, 건축 방법에 맞춘 선택이기도 했다.

유리가 없을 때는 무엇으로 창을 막았을까?

벽에 구멍을 내면 빛과 공기를 받아들일 수 있지만 날씨가 나빠졌을 때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개구부를 필요에 따라 막는 방법이 사용됐다.

지역과 시대에 따라 나무 덧문을 닫거나 천과 가죽 같은 재료를 이용할 수 있었다. 빛을 어느 정도 통과시키면서 외부를 막는 재료도 활용됐다.

한국의 전통 건축에서는 창호지와 같은 종이를 문과 창의 살에 붙이는 방식이 잘 알려져 있다.

종이는 투명한 유리처럼 바깥 풍경을 선명하게 보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얇은 종이를 통과한 빛이 실내로 들어올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창을 완전히 열어놓지 않고도 낮의 빛을 어느 정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

창문이 단순한 구멍에 머무르지 않고 ‘막혀 있지만 빛은 들어오는 부분’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무 덧문처럼 빛까지 대부분 차단하는 방법과 빛을 통과시키는 종이를 이용하는 방법은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창문은 점차 열림과 닫힘 두 상태만 가진 구조가 아니라 외부 환경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장치가 되어갔다.

유리창은 ‘닫힌 상태에서도 밝은 집’을 가능하게 했다

유리는 창문의 역할을 크게 바꾼 재료다.

유리의 가장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빛을 통과시키면서도 물리적인 장벽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창문을 닫아도 햇빛을 받을 수 있고 비와 바람을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다.

말로 들으면 당연해 보이지만 이것은 창문의 오랜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특성이었다.

이전에는 개구부를 열면 빛과 바람이 함께 들어오고 단단히 막으면 빛까지 줄어드는 경우가 많았다.

투명한 유리는 이 관계를 바꿨다.

‘빛을 받아들이는 것’과 ‘창을 열어놓는 것’을 분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유리창이 등장했다고 해서 곧바로 모든 집에 크고 투명한 창문이 설치된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큰 판유리를 일정한 품질로 제작하는 것은 쉽지 않았고 유리는 귀한 재료였다. 작은 유리 조각을 여러 개 연결해 하나의 창을 구성하는 방식도 사용됐다.

유리 생산 기술이 발전하고 판유리를 대량으로 만들 수 있게 되면서 더 넓은 유리창을 건축물에 사용하는 것도 쉬워졌다.

우리가 지금 당연하게 사용하는 커다란 창은 유리 제작 기술과 건축 기술이 함께 발전한 결과인 셈이다.

빛은 유리로 받고 바람은 창을 열어 받아들였다

유리창이 외부의 바람을 막아준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창문을 모두 닫으면 자연스럽게 들어오던 공기의 흐름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은 빛을 통과시키는 부분인 동시에 필요할 때 열 수 있는 구조로 발전했다.

문과 비슷하게 경첩을 달아 여닫는 창이 있고, 창짝을 옆으로 밀어 여는 미닫이 방식도 있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형태처럼 건축 문화에 따라 다양한 구조가 사용되어 왔다.

이런 창은 두 가지 상태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

날씨가 춥거나 비가 올 때는 닫아서 외부 환경을 차단하면서 빛을 받고, 공기를 바꾸고 싶을 때는 창을 열어 바람이 지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창문의 위치 역시 중요하다.

공기는 한쪽 구멍으로 들어와 다른 곳으로 빠져나갈 수 있을 때 흐름이 만들어지기 쉽다. 그래서 건물의 서로 다른 면에 열린 창이나 출입구가 있으면 자연환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은 단순히 벽에 구멍 하나를 만드는 것을 넘어 창의 위치와 열리는 방식을 이용해 실내의 빛과 공기를 조절하게 됐다.

창문은 바깥을 보여주는 공간으로도 변했다

창문에는 문과 다른 특징이 있다.

문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통과하기 위해 만들어진 출입구다.

반면 창문은 사람이 통과하지 않더라도 집 안과 밖을 연결한다.

햇빛이 들어오고 공기가 오가며, 투명한 유리가 사용되면 실내에서도 바깥을 볼 수 있다.

유리창이 널리 사용되면서 창은 단순한 채광과 환기용 구멍 이상의 역할을 하게 됐다.

집 안에 있으면서 날씨와 바깥 풍경을 확인할 수 있고 창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실내에서 느껴지는 개방감도 달라진다.

현대 건축에서는 큰 창을 이용해 풍경 자체를 실내 공간의 일부처럼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출발점으로 돌아가면 문제는 훨씬 단순했다.

벽을 만들었더니 집 안이 어두워졌다.

불을 피웠더니 연기와 공기가 빠져나갈 곳이 필요했다.

구멍을 만들었더니 이번에는 비와 바람, 추위가 들어왔다.

구멍을 막았더니 다시 빛이 줄어들었다.

창문의 발전은 이처럼 서로 충돌하는 문제를 하나씩 조절해 온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벽과 지붕에 만든 개구부를 통해 빛과 공기를 받아들였고, 필요하면 덧문이나 여러 재료로 입구를 막았다. 빛을 통과시키는 종이와 유리 같은 재료가 사용되면서 창을 닫은 상태에서도 실내를 밝힐 수 있게 됐고, 다시 열고 닫을 수 있는 창짝을 통해 환기까지 조절할 수 있게 됐다.

앞선 글에서 문이 ‘사람의 출입을 선택적으로 허용하는 장치’로 발전하는 과정을 살펴봤다면, 창문은 ‘빛과 공기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장치’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창문의 역사에서 특히 중요한 전환점은 역시 유리다.

지금은 값싼 건축재료처럼 익숙하지만 투명하면서 비와 바람을 막아주는 넓은 판유리를 만드는 일은 오랫동안 간단하지 않았다. 다음 글에서는 유리창이 없던 시대에는 왜 창이 작았는지, 그리고 유리가 어떻게 집의 벽을 투명하게 바꾸기 시작했는지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FAQ

유리창이 없던 시대에도 집에 창문이 있었나요?

있었다. 창문을 반드시 유리가 끼워진 현대적인 구조로 볼 필요는 없다. 벽이나 지붕에 빛과 공기가 통할 수 있는 개구부를 만들고 필요에 따라 덧문이나 여러 재료로 가리는 방식도 창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

한국의 전통 창호지는 유리와 같은 역할을 했나요?

완전히 같지는 않다. 창호지는 투명한 유리처럼 바깥 풍경을 선명하게 보여주지는 않지만 빛을 어느 정도 통과시킬 수 있었다. 따라서 창을 가리면서도 실내에 자연광을 받아들이는 데 유용했다.

옛날 집의 창문은 왜 현대 주택보다 작은 경우가 많았나요?

이유는 지역과 시대, 건축 방식에 따라 달랐다. 유리 없이 열린 개구부를 크게 만들면 비바람과 추위의 영향을 받기 쉽고, 건물의 구조나 사용할 수 있는 재료도 창의 크기를 제한할 수 있었다. 이후 유리 제작과 건축 기술이 발전하면서 넓은 창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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